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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를 비우자 실력이 늘었습니다 — 아무도 말 안 해준 사실

더블디아트 동혜란

더블디아트 동혜란

조회수 29
발행2026.08.06 00:21
수정2026.09.16 11:32

자산을 쌓으라고 했는데, 사실 재료가 그 자산을 갉아먹고 있었다?

지난주 저는 기술이 아니라 자산을 쌓아야 성장한다고 말씀드렸죠.

이 말을 듣고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럼 좋은 재료를 미리 갖춰놔야겠구나, 그것도 일종의 자산 아닌가 하고요.

이런 오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통장을 갉아먹고 있어요.

먼저 숫자로 보여드릴게요.

제가 교육생들에게 실제로 물어본 질문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쓴 재료비가 대략 얼마인가요?"

시작한 지 3개월 된 분들이 평균 150만~200만원 정도를 재료비로 사용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중 지금 실제로 쓰고 있는 재료는?

보통 전체의 30%도 안 돼요.

나머지 70%는 서랍 속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거나, 반쯤 쓰다 만 채로 방치되어 있죠.

이상하죠?

3개월 만에 150만원 넘게 썼는데, 실제로 남은 건 50만원어치도 안 된다는 게 말이에요.

이 100만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여기서 첫 번째 반전, 이건 낭비가 아니라 가짜 생산성이에요.

보통 재료를 많이 샀다고 하면 낭비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예요.

이건 단순한 낭비가 아니라, 뇌를 속이는 행동이에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개념이 하나 있는데요.

<행동 편향>

사람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뭔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을 느낀다는 거죠.

새 글루를 주문하는 순간,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택배를 뜯는 순간.

우리의 뇌는 '나는 지금 실력을 늘리기 위해 뭔가 하고 있다'고 착각해요.

하지만 사실, 실제로는 아무런 실력이 늘지 않았잖아요.

연습 시간은 0분 그대로였는데, 뇌는 노력했다고 느낀다고 해요.

이 착각이 계속되면 연습을 할 동기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진짜 노력을 하지 않게 되요.

이미 뭔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요.

재료 쇼핑은 성장이 아니라, 성장한 것 같은 기분만 주는 가짜 생산성이었던거죠!

두 번째 반전, 6주차의 자산과 정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6주차에서 자산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기록, 반복해서 익힌 감각, 실패에서 얻은 데이터 등.

이런 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정교해져요.

그런데 재료는 정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죠.

글루는 개봉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되고, 유통기한이 지나면 접착력이 떨어져요.

유행이 지난 래쉬는 서랍에 그대로 방치하게 되고,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하고 쌓아만 두게 되죠.

결국 재료는 빨리 쓰지 않으면 자동으로 손해가 나는 자산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걸 미리 갖춰두면 든든한 것이라고 착각하죠.

재료는 자산이 아니라 유통기한이 있는 부채에 가까워요.

사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니까요.

세 번째 반전, 재료가 많을수록 실패의 원인을 절대 찾을 수 없어요.

여기가 진짜 핵심!!!

한 번에 여러 재료를 바꾸면 유지력이 좋아지거나 나빠져도, 그게 무엇 때문인지 영원히 알 수 없어요.

글루 때문인지, 그날 습도 때문인지, 글루 양 때문인지.

변수가 여러 개면 답이 안 나오죠.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단, 운동, 수면을 한꺼번에 바꿔놓고 뭐가 효과 있었는지 묻는 것과 똑같아요.

애초에 답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스스로 만든 거예요.

반대로 재료를 하나로 고정한 사람은, 변화의 원인이 명확하게 보일거에요.

오늘은 글루 양이 많았구나, 오늘은 습도가 높아서 경화가 빨랐구나 하고요.

이 데이터가 진짜 자산이에요.

재료를 고정했을 때, 비로소 보이게 되는 문제점과

그 부분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는 눈이 자산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돈을 버는 사람은 재료를 적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재료 하나를 완전히 이해해서 실패의 원인을 짚어낼 수 있는 사람이에요.

컴플레인을 받았을 때 왜 그랬는지 정확히 아는 원장님과, 대충 짐작만 하는 원장님 중

6개월 뒤, 누가 재예약을 더 많이 받게 될까요?

이 격차는 재료의 양이 아니라, 원인을 읽는 능력에서 시작되요!

재료를 사는 행동은 노력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노력을 미루는 가장 세련된 방법이에요.

결국 뇌만 착각에 빠져 있게 되고, 실력은 하나도 늘지 않은 채로 멈추게 될 수 있어요.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나도 모르게 서랍만을 열심히 채우고 있다면...

실력이 아니라 불안을 채우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 우리는 재료를 계속 바꾸지 말고,

하나를 붙잡고 원인을 읽어내는 눈을 먼저 키워야 한다는 기준을 배웠어요.

그럼 이 기준을 가장 먼저 적용해야 할 도구는?

핀셋 하나 바꾸고 나서 6개월 걸릴 감각을 2주 만에 잡은 교육생이 있었어요.

이게 우연이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핀셋이 왜 원인을 읽는 눈과 직접 연결되는 도구인지,

그 구조를 실제 작업 사례로 뜯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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