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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의 정석ㅣ상대 시점으로 나를 복기하는 법

프로매치 오지환

프로매치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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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26.09.16 16:58
수정2026.09.17 18:57

지난 편에서는 진영을 다뤘습니다. 아군과 어떤 간격으로 서고, 어느 방향에서 함께 압박하며, 서로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개념을 알고 게임에 들어가더라도, 막상 한 판을 마치고 나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엄폐도 신경 썼고, 화면도 돌렸고, 아군과 함께 움직이려고 했는데 결과는 생각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리플레이를 켜게 됩니다. 다만 내 화면을 다시 보면서 “여기서 조금만 더 잘 맞혔으면”, “힐이 조금만 더 들어왔으면”, “아군이 조금만 빨리 왔으면”이라는 생각만 반복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요소들이 교전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기를 마친 뒤에도 다음 판에서 내가 무엇을 바꿀지 정하지 못했다면, 장면을 다시 본 것에 비해 가져가는 것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 장면을 나를 상대했던 사람의 화면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가령 아나로 아군을 치유하다가 상대 애쉬에게 쓰러졌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나의 입장에서 아군의 체력이 줄어 있고, 급하게 치유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잠깐 더 몸을 내밀었던 이유가 느껴집니다. 플레이한 본인은 그 순간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 보더라도 그 행동이 필요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애쉬의 화면에서는 무엇이 보였을까요?

엄폐 밖에 오래 서 있던 아나가 보였을 수도 있고, 방금까지 나왔던 곳에서 다시 같은 방향으로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나가 노출을 잘 줄였는데도 애쉬가 짧은 기회를 정확하게 잡았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실제 장면을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내 행동에 이유가 있었다는 것과, 그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졌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나는 아군을 살리려고 몸을 내밀었지만, 그동안 상대는 나를 편하게 조준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사이드에서 압박하려고 이동했지만, 상대에게는 혼자 나오는 유저 한 명이 먼저 보였을 수 있습니다. 내가 하려던 일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어떻게 보였는지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 시점으로 바꿨을 때는 먼저 이 질문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상대 입장에서 나를 봤을 때 타겟팅하거나 예측하기 쉬웠는지'

자리를 옮겨야 했는지, 시선을 크게 돌려야 했는지, 다른 아군의 압박까지 함께 처리해야 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미 보고 있던 방향에서 내가 편한 타이밍에 계속 나와줬다면, 상대에게 어떤 부담을 만들었는지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죽은 순간보다, 상대가 나를 보기 시작한 순간

복기를 하다 보면 마지막에 맞은 공격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에 죽었는지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바꿀 수 있었던 행동은 일반적으로 그보다 앞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처음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상대가 이미 보고 있었는지, 고지대에서 몸을 내밀기 전부터 나를 조준하고 있었는지, 혹은 아군이 물러난 뒤에도 나만 같은 자리에 남아 있었는지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옆으로 돌아갔다가 죽은 장면이라면, 상대가 나를 처음 발견한 지점부터 보시면 됩니다.

발견된 뒤에도 계속 같은 길로 걸어갔는지, 상대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는데도 더 앞으로 나갔는지, 내가 싸움을 시작했을 때 아군도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죽기 직전에는 이미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보기 시작했을 때는 가까운 엄폐로 붙거나, 아군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진입을 잠깐 늦출 여지가 있었을 수 있겠습니다.

복기에서는 마지막 공격을 피할 방법뿐 아니라, 그 공격을 편하게 맞힐 수 있도록 만든 앞선 행동까지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보시면 “에임이 부족해서 졌다”는 설명으로 끝났던 장면에서도, 다음 판에 직접 바꿔볼 행동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리플레이에서 알게 된 것을, 당시에도 알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다만 상대 화면을 볼 때 주의할 부분도 있습니다. 리플레이를 보는 지금은 상대가 어디에 있었고, 누구를 노렸고, 결국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던 순간에는 그 정보를 전부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위치를 확인한 뒤 “여기로 올 줄 알고 있었어야 했네” 라고만 결론 내리면, 다음 판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당시 내가 그 움직임을 알아차릴 단서가 있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화면을 돌렸다면 볼 수 있었는지,

상대가 이동하는 소리나 앞서 확인한 위치가 단서가 될 수 있었는지,

킬로그를 내가 확인하지 못했는지,

아군이 물러나는 모습이, 내 화면에 들어왔었는지 살펴보시면 됩니다.

인게임과는 다르게 리플레이에서 추가로 제공되는 표시도 실제 플레이 당시의 정보와 구분해서 봐야 하겠습니다.

만약 알 수 있는 단서가 부족했다면, 그 상황에서 얼마나 불확실한 채로 움직였는지를 보시면 좋겠습니다.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깊게 들어갔는지, 확인이 안 된 만큼 엄폐나 빠져나올 수단을 남겨뒀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대 시점은 내가 어떻게 보였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하고, 수정할 행동은 당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정보를 기준으로 정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기준이 있어야 복기가 지나간 결과를 두고 자신을 탓하는 시간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놓친 정보가 있었다면 확인하는 습관을 연습하고, 정보가 부족했다면 그 불확실성을 감당할 수 있는 움직임을 연습하시는 것이 확실합니다.


한 장면에서, 다음 판의 행동 하나까지

여기까지 살펴보면 한 장면에서도 고칠 점이 여러 개 보일 수 있습니다. 엄폐도 멀고, 아군도 확인하지 않았고, 스킬도 급하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다음 판에서 동시에 의식하려 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더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우선 그 장면에서 내가 가장 먼저 바꿀 수 있었던 행동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령 상대가 나를 먼저 발견한 뒤에도 내가 엄폐 없는 길로 계속 이동했다면, 다음 판의 과제는 “사이드에 갈 때 조심하기”에서 한 걸음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옆으로 이동하기 전에 다음 엄폐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상대가 나를 보기 시작하면 그 엄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움직여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군이 빠진 줄 모르고 혼자 남아 있었다면, 지금 당장 필요한 과제는 다른 것입니다.

자리를 더 넓히기 전에 아군 쪽으로 화면을 돌려, 함께 압박하고 있는지, 그리고 킬로그에 올라온 것은 없는지를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 판에서 같은 행동을 시도했다면, 그때도 결과만으로 판단하셔서는 변화를 갖고 오기 어렵습니다. 엄폐를 더 잘 활용했지만 교전은 졌을 수 있고, 잘못 노출했는데 상대가 놓쳐서 살아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정한 행동을 실제로 했는지, 그 행동으로 상대가 나를 공격하기 편한 시간이 줄었는지를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복기에서 찾은 문제와 다음 판에서 연습할 행동이 이렇게 연결되면, 리플레이는 반복해서 볼 이유가 생깁니다. 막연하게 잘못한 장면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연습한 행동이 실제로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 가져가실 것

상대 시점으로 복기할 때는 내가 죽은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단정하려고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대가 나를 언제 발견했고, 얼마나 편하게 공격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확인하고 바꿀 수 있었는지 차례로 살펴보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최근 리플레이에서 억울하게 느껴졌던 죽음 하나만 골라보세요. 먼저 내 화면으로 그때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확인한 뒤, 나를 처치한 상대의 시점으로 바꿔 같은 장면을 보시면 됩니다. 그 상대가 주된 압박을 만든 것이 아니라면, 실제로 나를 몰아낸 상대의 시점도 이어서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상대가 나를 발견한 순간부터 다시 보고, 당시 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단서를 찾은 뒤, 다음 판에서 바꿀 행동 하나를 정해주시면 됩니다. 모든 실수를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알고 계셨다면, 이제는 그 움직임이 상대에게 어떻게 보였는지까지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찾은 차이 하나를 바로 다음 판에서 바꿔보는 것부터, 복기를 시작해주시면 분명히 변화를 갖고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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