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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의 정석 ㅣ 티어를 가르는 건 에임이 아니라 한 발입니다

프로매치 오지환

프로매치 오지환

조회수 66
발행2026.08.03 01:35
수정2026.09.17 18:20

"어떻게 하면 티어를 올릴 수 있을까요?"

수 년간의 수많은 코칭 세션에서 당연하게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에임, 피지컬, 포지션을 먼저 떠올리시고 있습니다. 물론 그 또한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친 채로 플레이하고 있거나, 알고 있음에도 간과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FPS를 플레이하고 있다보니 많은 유저들이 '맞추고' '잡아내는 것' 에 집중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핵심부터 소개를 드리자면, 티어가 올라갈수록 고티어 유저들은 덜 맞으면서 플레이합니다. 내려갈수록 다섯 명 전부가 맞지 않아도 될 딜을 맞으면서 플레이합니다.

한 명이 맞지 않아도 될 딜을 맞습니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누군가는 힐을 더 해야만 합니다. 그 사람이 힐을 더 받는 만큼 다른 누군가는 힐을 받지 못하고, 그 사람이 힐을 받지 못하는 만큼 팀이 압박을 들어가는 시간은 늦어집니다. 한 명의 작은 손해가 다섯 명 전체의 턴을 잡아먹습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겠습니다. "저는 티어가 낮아서 제가 아무리 맞아도 힐을 잘 안 주던데요, 이건 고티어에나 해당되는 이야기 아닌가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실제로 틀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낮은 구간으로 갈수록 힐러 분들의 시야는 필연적으로 좁고, 내가 맞고 있어도 힐이 오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에 더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맞은 딜을 팀이 메워주고 있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그 손해가 팀 전체로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하게 된다는 의미이며 - 고티어에서는 한 명이 맞으면 팀이 나눠서 짊어지지만, 낮은 구간에서는 그냥 내가 죽습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습니다.

  • 높은 구간 — 내가 맞으면 팀의 자원이 소모되고, 그 여파가 팀 전체로 번지게 됩니다

  • 낮은 구간 — 내가 맞으면 아무도 메워주지 않고, 혼자 데스를 하게 되버릴 뿐입니다

방향은 다르지만 결론은 동일합니다. 어느 구간에서든, 맞지 않아도 될 딜을 맞는 것은 순수한 손해입니다.

오히려 힐이 잘 오지 않는 구간일수록 엄폐의 가치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힐러가 알아서 살려주는 환경이 아니기에, 내 생존을 내가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코칭을 통해 브론즈와 실버에서 고티어까지 올라가는 수많은 수강생 분들을 지켜본 경험상, 그 구간에서 가장 빠르게 점수가 오르는 방법은 데스를 줄이는 것 입니다.

낮은 구간에서 딜량이 높은 유저보다 데스가 적은 유저가 점수를 더 빨리 올립니다. 힐이 오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맞지 않아도 될 딜을 흘리는 것만으로, 나는 간접적으로 팀에 기여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사리면서 뒤에 숨어만 있어라' 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엄폐는 역설적으로 맞지 않으며 더 적극적으로 전진해 교전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입니다.


엄폐물은 모두 마우가의 궁극기 원입니다

엄폐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분은 없습니다. 그러나 고티어 유저들을 포함해도 철저하게 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이는 엄폐를 행동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 위험하면 숨고, 안전하면 나옵니다, 그건 생존을 위한 순간적인 반응이지 체화된 엄폐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코칭에서 가장 자주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모든 벽, 모든 기둥, 모든 엄폐물을 작은 마우가 궁극기 원이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그 원 안에 갇혀서 게임한다고 생각하면 자리가 예쁘게 잡힙니다.

원 안에서 게임한다는 건 이런 뜻입니다.

딜을 넣다가 후방의 상대가 갑자기 나타나면 엄폐물로 들어옵니다. 앞에서 나를 노리면 엄물로 들어옵니다. 중요한 건 이 과정이 한 걸음에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두 걸음, 세 걸음이 되는 순간 그 사이에서 손해를 보거나 죽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죽음이 정확히 그 두세 걸음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자리를 옮길 때도 동일합니다. 아무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엄폐물을 기준으로 이 원에서 다음 원으로, 또 다음 원으로 옮기는 겁니다. 보호막이 여러 개 떠다니는데 그것을 한 칸씩 갈아탄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실 것 같습니다. 보호막 사이 빈 공간에 잠깐이라도 머무는 순간, 그것이 손해가 나는 구간입니다.

이 비유가 강력한 이유는 맵을 외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 맵에서는 여기가 명당" 이라는 이야기는 조합이 바뀌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런데 "다음 원으로 옮긴다"는 기준은 처음 보는 맵에서도, 어떤 영웅으로도 그대로 작용합니다.


엄폐는 사리는 것이 아니라, 더 앞으로 당기기 위한 도구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많은 수강생 분들이 엄폐를 "뒤에서 사리는 것"으로 오해하시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개념입니다.

역설적으로 더 앞으로 당기기 위해서 엄폐를 하는 겁니다.

애매하게 이도저도 아닌 자리에서 힐만 하거나, 멀리서 포킹을 하고 계시는 유저 분들이 많습니다. 오로지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무 각도 없는 자리에서 딜도 못 넣고 아군에게 각도 못 열어주는 상태입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앞에 붙여서 엄폐물의 범위 안에서 게임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훨씬 많은 일을 합니다. 엄폐는 위축되는 행위가 아닙니다.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벽이 있으니까 앞으로 갈 수 있는 겁니다.


종이 한 장 차이 — 벽에 자석처럼 붙을 것

여기까지 이해하셔도 실전에서 무너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엄폐를 한다고 하면서도 벽에 붙지 않는 것입니다.

한 발자국 차이로 상대 라인하르트의 대지분쇄를 피하는 아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벽에 딱 붙어 있으면 종이 한 장 차이로 투사체나 스킬이 흘러갑니다. 이러한 상황들이 알게 모르게 인게임 내에 무수히 많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내 의도와 무관하게 우연히 엄폐를 하게되고 - 우연히 상대의 샷이나 스킬을 피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엄폐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 계산 밖의 이득까지도 생겨버립니다.

평소에는 나와 교전하더라도, 내가 언제든지 한 발자국 - 내지 두 발자국 내에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리를 유지해주시는 것이 핵심입니다.

같은 상황, 같은 영웅, 한 발 차이로 결과가 갈립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도미노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고티어 수강생분들도 같은 상황에서 엄폐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발 차이는 모두를 평등하게 만듭니다.

동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적 위치를 알면서도 아군 옆에 겹쳐서 가거나 개활지 가운데로 튀어나가는 게 아니라, 항상 왼쪽 벽이나 오른쪽 벽에 붙여서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흘릴 수 있는 샷들이 흘려집니다.


엄폐는 의식이 아니라 습관과 체화의 영역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벽에 붙어야지"라고 생각할 틈은 없습니다. 몸에 배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식적으로 몸을 엄폐 근처에 붙이는 연습이 끝나면, 어느 순간 위기 상황에서 자동으로 벽 옆에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대로 베이스가 잡힌 상태입니다. 고티어 유저들의 플레이를 보면, 무의미한 상황에 상대의 샷을 맞거나 허무하게 체력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오늘 한 판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며 진행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내 몸은 원 안에 있는가?"

'아니오'가 나오는 순간보다, '예' 가 나오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의식해주세요.

그리고 그 질문이 익숙해지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다음 원은 어디일까?"


다음 편에서는 두 번째 뿌리인 화면 전환을 다룹니다. 엄폐가 덜 맞기 위한 것이라면, 화면 전환은 더 많이 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합쳐집니다.

읽으시면서 떠오른 질문이나 "저는 이런 상황에서 계속 죽습니다" 같은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셔도 괜찮습니다.

댓글 (2)

  • je*****

    업계 탑 티어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막혀있던 플레이 방향성을 제대로 잡은 기분입니다. 오버워치 티어 올리고 싶은 분들한테는 선택지가 없을 것 같네요

    2026.08.05
  • do*****

    코칭 중에도 여러 번 강조해주셨던 내용들인데, 이렇게 글로 보니 복습하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