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반도체 이렇게 안 담은 적 없었다
판교불패
5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740억 달러를 팔아치웠어요. 그런데 8월 들어 이 흐름이 눈에 띄게 잦아들었습니다. 골드만삭스 세일즈&트레이딩 데스크가 최근 낸 주간 노트를 보면, 그 배경엔 반도체가 있어요. 외국인이 한국 반도체를 이렇게까지 안 담고 있던 적이, 2000년 이후로 없었다는 거예요.
여름 내내 팔던 외국인, 발길 뜸해졌어요
5~7월 석 달 동안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뺀 돈은 74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했어요. 코스피가 출렁이면서 변동성지수 VKOSPI도 6월에 고점을 찍었고요.
그런데 8월 들어서는 순유출액이 7.34억 달러로 뚝 줄었습니다. VKOSPI도 6월 고점 대비 40% 내려와 200일 이동평균선 근처에서 숨 고르기 중이고, 코스피 지수 역시 120일 이동평균선(6,860선 부근)에서 지지받고 있어요.

반도체, 외국인이 이렇게 안 담은 적 없었다
8월14일 기준 외국인이 들고 있는 한국 반도체 비중은 49.4%예요. 2000년 이후 평균보다 표준편차의 2.1배만큼 낮은 수준이고요. 외국인이 반도체를 이 정도로 가볍게 들고 있던 적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에요.
골드만삭스 데스크는 이걸 '상방 여력'으로 읽어요. 이미 팔 만큼 팔았으니 추가로 쏟아질 매물이 많지 않고, 반대로 다시 채워 넣을 자리는 넉넉하다는 논리죠.
그 사이 SK하이닉스는 자사주를 사들였다
포지셔닝이 가벼워진 사이, 실제 수급을 자극할 이벤트도 겹쳤어요.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신고된 2,400만주 중 65만주를 하루 만에 사들였어요. 이 물량이 그날 거래소 거래량의 12%를 차지했고요.
삼성전자 우선주(005935)도 특별배당 기대감에 8% 올랐습니다. 배당을 더 챙겨주는 주식에 자금이 몰렸다는 건, 배당 확대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실제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다만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긴 일러요
아직은 유출이 완전히 멈춘 게 아니라 '덜 팔리는' 단계예요. 같은 노트에서 골드만삭스 데스크는 유가 급등과 미국 장기금리 상승,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걸 두고 '스태그플레이션 냄새가 난다'고도 짚었어요.
그럼에도 지역 전체를 놓고 보면 데스크는 '7월의 어려운 시기 이후 안정세로 복귀 중'이라고 정리했어요. 반도체 포지셔닝이 가벼운 상태에서 자사주 매입·배당 기대 같은 재료가 쌓이고 있다는 건, 적어도 추가로 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뜻이겠죠.
정리하면
외국인이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기보단, 팔 사람이 줄었다는 쪽에 가까워요. 그래도 역대급으로 가벼운 포지션에 자사주·배당 재료까지 겹친 지금이 방향을 지켜볼 타이밍인 건 분명해 보여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표준편차 — 평소 흐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나타내는 통계 지표예요. 숫자가 클수록 흔치 않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는 뜻이에요.
자사주 매입 — 회사가 시장에 풀린 자기 회사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거예요.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남은 주주 몫이 커지고, 주당순이익(EPS)도 같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어요.
우선주 — 의결권 대신 배당을 더 많이 받을 권리가 있는 주식이에요. 회사 경영에는 투표할 수 없지만, 배당이나 남은 재산을 나눌 때 보통주보다 먼저 챙겨줘요.
관련 종목
000660 — SK하이닉스
005935 — 삼성전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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