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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여전히 뒷북 취급받는 이유

판교불패

판교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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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26.08.04 09:00
수정2026.08.20 13:27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1.0%로 동결했어요. 시장이 예상했던 그대로였고, 일본은행도 12월과 내년 6월 두 차례 더 올려 1.5%에서 인상 사이클을 마칠 거란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어요. 그런데 정작 채권·외환시장 반응은 안심하는 쪽이 아니었어요. 우에다 총재가 균형 잡힌 어조를 유지했는데도, 10년물 국채금리는 2.79%에서 2.8%로 올랐고 엔·달러 환율은 160.8엔에서 160.5엔으로만 찔끔 내렸죠. UBS는 이 미묘한 반응의 배경에 '일본은행이 뒤처져 있다'는 시장의 의심이 여전히 깔려 있다고 짚었어요. 정작 UBS 자신은 이 의심이 근거 없다고 보면서도, 그 오해가 쉽게 풀리지 않을 거라고 봐요.

예상대로 동결했는데 반응은 시큰둥

이날 함께 나온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성장률 전망은 올리고 물가 전망은 내렸어요. 정부의 물가 대책과 AI 관련 수요가 예상보다 강했던 덕분이라는 설명이었죠.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았어요. 근원물가의 상방 리스크를 짚으면서도, 다음 회의부터 추가 인상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데 그쳤죠.

UBS는 일본은행이 올해 12월과 내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1.5%까지 올리고 인상 사이클을 마칠 걸로 보고 있어요. 9월 인상은 직전 인상 효과를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엔화가 더 약해지면 10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어요. AI 관련 국내 투자와 생산성 개선이 이어지면 중립금리 자체가 올라가면서, 최종 금리 전망치가 더 높아질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죠.

왜 자꾸 '뒷북'이라는 말을 들을까

일부에서는 일본은행이 긴축 속도를 서두르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거라고 봐요. 이른바 '뒷북' 우려인데, UBS는 이 걱정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요. 다만 헤드라인 물가가 2027년까지 계속 2%를 웃돌 걸로 보이는 데다, 정부 정책 효과가 물가지표를 왜곡시켜 흐름을 읽기 어렵게 만들면서, 이 오해가 시장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봤어요.

근거는 근원인플레이션 지표예요. 정책 왜곡 효과를 뺀 일본은행의 근원물가는 6월 기준 전년 대비 1.5%까지 내려왔어요. 신선식품과 에너지만 뺀 물가도 2.0%로 계속 낮아지는 흐름이고요. 물가를 밀어올릴 근본 압력이 세지 않다는 뜻이에요.

뒷북 논란이 흔히 현실화되는 경로는 임금이 오르고 그 부담이 서비스 가격으로 옮겨붙는 임금물가 스파이럴이에요. 그런데 일본의 임금 상승률은 올해 3.1%로, 미국·유럽의 3.5%에도 못 미치고, 2022년 초 미국·유럽이 찍었던 6.8%·5.4%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낮아요. 서비스물가 상승률도 1.0%에 그쳐서, 임금이 물가로 옮겨붙는 힘 자체가 약하다는 신호고요. 이미 내년 임금협상도 올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타결돼서, 갑자기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요.

일본 근원물가, 6월 1.5%까지 낮아져

재정 리스크에 국채금리도 부담

UBS가 낙관적으로 보는 재정건전성 전제는 두 가지예요. 추가경정예산을 매년 10조 엔 넘게 짜지 않고, 본예산 증가폭도 10조 엔 이내로 묶는다는 거죠. 다만 세 가지 변수가 시장 심리를 흔들 수 있다고 봤어요. 2040년까지 370조 엔 규모 공공·민간 투자 계획에는 상한선이 없어서 8월 말 예비 예산 요구액이 부풀 수 있다는 점, 연말까지 정해질 방위비 목표가 지출 확대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점, 2027년 4월 예정된 소비세 인하의 재원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이에요.

294조 엔(1조 8000억 달러)을 굴리는 일본 공적연금 GPIF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가타야마 재무상이 포트폴리오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기본 포트폴리오가 2025년 4월에 막 시작돼 다음 정기 검토가 2030년이라 실제로 크게 바뀌긴 어렵다는 게 UBS 판단이에요. 이런 리스크들로 10년물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출렁일 순 있지만, UBS는 연말 기준 2.7%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어요. 1.5%까지의 인상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인데, AI 수요로 성장 잠재력이 더 올라가면 금리가 3%를 넘어설 위험도 있다고 짚었어요.

엔화는 결국 미국 손에 달렸다

일본 재무성의 외환시장 개입은 엔·달러 환율의 단기 상단은 눌렀지만, 엔화가 약해지는 근본 원인까지 없애진 못했어요. 사전 경고 없이 개입한 탓에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고, 투기적 포지션을 억제하는 효과는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고요.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인 만큼, 엔화가 스스로 강해지긴 어렵다는 게 UBS의 판단이에요. 결국 환율 방향을 쥔 건 미국 쪽이에요. 9월까지 연준이 정책 신뢰를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거죠. UBS는 이번에 엔·달러 전망치를 전 구간에서 높였어요.

주식 쪽은 여전히 UBS가 '매력적' 등급을 유지하는 자산이에요. 닛케이225와 토픽스가 최근 고점 대비 각각 15.1%, 3.6% 밀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24.5%, 15.6% 오르며 주요 선진국 증시 중에서도 상위권이에요. AI 관련주 쏠림이 부담이었던 반도체 장비주는 30~40% 조정을 받으며 오히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바뀌었고요. 토픽스 선행PER도 17배 아래로 내려온 데다, 추가 금리 인상 국면에서 눌린 은행주도 매수 기회로 봤어요.

UBS, 엔·달러 전망 전 구간 상향

정리하면

일본은행이 진짜 뒷북을 친 건 아니지만, 시장이 그렇게 믿는 한 엔화와 국채금리엔 당분간 '의심값'이 얹혀 있을 거예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근원인플레이션 — 에너지·식료품처럼 가격이 출렁이기 쉬운 품목을 뺀 물가 상승률이에요. 일시적인 유가·환율 충격을 걷어내고 물가가 진짜 오르는 흐름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정할 때 더 중요하게 보는 지표예요.
  • 임금물가 스파이럴 — 임금이 오르면 기업이 그 부담을 서비스 가격에 얹고, 오른 물가가 다시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에요. 이 고리가 굳어지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세게, 더 오래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어요.
  • GPIF — 일본의 공적연금을 굴리는 세계 최대 연기금이에요. 자산 배분 비중을 조금만 바꿔도 움직이는 돈의 규모가 커서, GPIF가 국내채권 비중을 늘리면 일본국채(JGB) 수요가 늘고 상대적으로 미국국채 수요는 줄어들 수 있어요.
  • 외환시장 개입 — 정부나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직접 사고팔아 환율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조치예요. 통화 약세가 너무 빠르거나 심하다고 판단될 때, 시장에 달러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들이는 식으로 개입해요.
  • 선행PER — 앞으로 1년간 예상되는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이에요. 실적이 좋아질 걸로 예상되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선행PER은 낮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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