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16%, 20년 전 그날처럼

판교불패
나흘 만에 반도체가 16% 뛰었어요. 코로나 이후 가장 가파른 랠리예요. S&P500지수도 나흘간 5% 넘게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반도체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지며 다들 겁먹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힌 거죠. 그런데 월가 기술적 분석가들의 반응은 반갑다기보다 불안하다는 쪽에 가까워요. 이런 식의 급반등이 최근 30년간 딱 세 번밖에 없었는데, 그중 한 번이 닷컴버블이 터지기 바로 전날이었거든요.
코로나 이후 최대, 나흘 새 반도체 16%
미국 반도체 대장주들을 모아놓은 SOX지수가 지난주 저점 대비 나흘 만에 16% 급등했어요. 2020년 코로나 폭락 이후 가장 큰 나흘간 상승폭이에요. 불과 일주일 전 반도체는 고점 대비 약 30% 빠지며 조정을 겪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방향이 바뀐 거죠.
S&P500지수도 나흘간 5% 넘게 오르며 7742선에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변동성이 크면서 최근 상승세가 강한 고베타 모멘텀 종목들은 나흘 새 24.7% 뛰었어요. 다만 이 그룹은 50일 이동평균선까지 아직 7%가량 더 남아있는 상태예요.

돈은 왜 이렇게 왔다 갔다 할까요
BTIG는 이걸 '의자 뺏기 게임'에 비유해요. 6월 30일부터 7월 28일까지 S&P500지수는 거의 보합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랐어요 — 5개 섹터는 4% 넘게 올랐는데, 기술주와 임의소비재만 5% 넘게 빠졌거든요.
그런데 7월 28일 이후로는 판이 완전히 뒤집혔어요. 기술주는 7.24%, 임의소비재는 8.69% 뛴 반면 리츠·필수소비재·유틸리티·헬스케어는 오히려 2% 넘게 빠졌죠. 모멘텀에서 가치주로, 다시 모멘텀으로 — 자금이 계속 옮겨 다니고 있다는 신호예요.
BTIG의 우려는 이거예요. 기술주·베타·모멘텀 랠리가 힘을 다 쓰고 나면, 그다음엔 지수를 받쳐줄 게 남아있을까 하는 거죠.
30년 만에 세 번째, 그날은 닷컴버블 정점이었다
사실 S&P500지수가 나흘 만에 5% 넘게 뛰어 52주 신고가를 쓴 건, 이번을 빼면 최근 30년간 딱 세 번뿐이었어요. 앞선 세 번은 1999년 4월, 2000년 3월, 2020년 11월인데, 이 중 2000년 3월은 닷컴버블이 무너지기 바로 전날이었다는 게 걸리는 대목이에요.

그래서 랠리는 이제 어디로 갈까요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요. 2025년 7월 31일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11개월 동안 37% 빠졌다가, 최근 나흘 만에 27% 반등했거든요. 이건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나흘 랠리인데, 첫 번째는 2000년 초 사상 최고가(1999년 12월 30일) 이후 60% 폭락했다가 나온 29% 반등이었어요.
BTIG는 이번 반등도 결국 저항선 부근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지난 7월 조정에서 데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 보니, 주가가 반등하면 오히려 팔 기회로 삼을 거란 논리예요. 원래 낙폭이 클수록 복구는 더 힘든 법이라 -35% 하락을 되돌리려면 그보다 훨씬 큰 52% 상승이 필요하거든요.
반도체도 50일 이동평균선까지는 오를 여지가 있지만, 그 선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요. 다만 만약 반도체·모멘텀주가 이 이동평균선에서 밀리지 않고 그대로 눌러앉는다면, 이 전망 자체가 틀렸다고 봐도 된다는 단서도 달았어요. 지수와 함께 VIX가 같이 오르기 시작하면 조심하라는 신호로 지켜보고 있대요.
정리하면
반등은 반가운데, 반등의 '속도' 자체가 경고음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해두세요. 다만 BTIG 스스로도 반도체·모멘텀주가 저항선에서 밀리지 않고 버틴다면 이 전망은 틀린 게 된다고 못 박아뒀어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 SOX지수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줄임말로, 엔비디아·인텔·TSMC 등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 30곳의 주가를 모아놓은 지수예요. 반도체 업황과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쓰여요.
- 50일 이동평균선 — 최근 50거래일 동안의 주가를 평균 낸 선이에요. 주가가 이 선 아래로 떨어지면 단기 추세가 꺾였다는 신호로, 위에 있으면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는 신호로 흔히 해석돼요.
- VIX — S&P500 지수 옵션 가격으로 산출하는 대표적인 변동성 지수예요.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고 해서 흔히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려요.
- 닷컴버블 — 2000년을 전후해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가 이듬해부터 폭락한 사건이에요. 당시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70% 넘게 빠졌어요.
- 고베타 모멘텀 — 주가 변동성이 시장 평균보다 크면서 최근 상승세가 강한 종목들을 묶은 그룹을 말해요. 시장이 오를 때 더 크게 오르지만, 내릴 때도 더 크게 빠지는 경향이 있어요.
관련 종목
- MSFT — Microsoft
- SNDK — Sandisk
- WDC — Western Digital
- SOXX — iShares Semiconductor ETF
- SPY — SPDR S&P 500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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