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박인데 목표주가는 낮아졌다

판교불패
스페이스X가 2분기 실적을 내놨는데, 시장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었어요. 매출은 78억1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2% 늘었고, 조정 EBITDA는 35억3800만 달러, 마진율은 45.3%까지 올라갔어요. 컨센서스가 매출 68억6500만 달러, EBITDA 20억2600만 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격차가 꽤 커요. 도이치방크는 이 실적을 보고 2026~2027년 매출과 EBITDA 전망치를 크게 올려 잡았어요. 그런데 정작 목표주가는 기존 255달러에서 235달러로 낮췄어요. 실적은 좋아졌는데 목표주가는 오히려 내려간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매출 92% 늘며 예상치 완파
2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서프라이즈의 정체가 보여요. 매출 78억1400만 달러는 도이치방크 자체 추정치(66억7100만 달러)와 컨센서스(68억6500만 달러)를 모두 크게 웃돈 수치예요.
수익성은 더 놀라워요. 조정 EBITDA가 35억3800만 달러로, 도이치방크 추정(21억5800만 달러)과 컨센서스(20억2600만 달러)의 1.7배 수준까지 뛰었어요. 마진율도 45.3%로 올라갔고요.
여기에 미래 매출까지 얹혔어요. 2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인 백로그가 475억 달러로, 1분기보다 200억 달러나 늘었거든요. 이 중 56%는 1년 안에 매출로 잡힐 예정이에요.

AI와 스타링크가 만든 서프라이즈
이 서프라이즈를 만든 두 축은 AI와 스타링크 기업·정부 부문이었어요. AI 관련 매출은 21억94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362%, 1년 전보다는 605%나 늘었는데, 도이치방크 추정치(16억2400만 달러)를 크게 앞질렀어요.
핵심은 앤스로픽과 맺은 네오클라우드 계약이에요. 이 계약 하나로만 2분기 매출에 16억 달러가 잡혔고, 3분기 초에는 새 네오클라우드 고객과 6개월간 67억 달러 규모 계약을 추가로 맺었어요. 회사는 컴퓨팅 용량을 올해 말 2기가와트 넘게, 내년에는 5~10기가와트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놨고요.
스타링크에서도 기업·정부(스타실드) 매출이 18억6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63%, 1년 전보다는 108% 늘었어요. 미 정부와 60억 달러 넘는 다년 계약도 새로 따냈고요. 반면 일반 소비자용 스타링크는 가입자가 1200만 명으로 늘었지만 가입자당 매출(ARPU)은 66달러로 1년 전(85달러)보다 낮아졌어요.
실적은 좋은데 목표주가는 낮아졌다
실적이 이만큼 좋았는데 목표주가가 낮아진 이유는 밸류에이션에 있어요. 도이치방크는 부문별로 나눠 가치를 합산하는 방식(SOTP)을 쓰는데, 이번에 우주 발사 부문 배수를 40배에서 35배로, AI 부문 배수를 5배에서 4.5배로 낮췄어요. 실적 눈높이는 올렸지만 시장이 우주·AI 기업에 쳐주는 값 자체를 낮춰 잡은 거예요.
그 결과 목표주가는 255달러에서 235달러로 8% 가까이 내려갔어요. 도이치방크가 제시한 시나리오별 목표가는 비관적일 땐 125달러, 기본은 235달러, 낙관적이면 350달러까지 벌어져 있고요.
부담은 비용에서도 커지고 있어요. 2027년 설비투자 전망치가 기존 900억 달러대에서 1725억 달러대로 거의 두 배가 됐거든요. AI 컴퓨팅 확충에 돈을 더 써야 한다는 뜻인데, 2분기에만 잉여현금흐름이 160억 달러 가까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어요.
주가는 아직 반토막, 리스크도 여전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주가는 이미 많이 빠진 상태예요. 6월 중순 200달러 선이었던 주가는 8월 4일 기준 125.33달러까지 내려왔어요. 52주 최고가(201.80달러) 대비로는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이에요.
도이치방크는 매수 의견은 그대로 유지했어요. 다만 남은 리스크도 짚었는데, 신형 우주선 스타십의 개발·발사 일정이 계획대로 안 풀릴 실행 리스크, 일론 머스크 한 사람에게 의사결정이 쏠려 있는 키맨 리스크, 발사 주기·주파수·국방 계약이 전부 각국 정부 승인에 달려 있는 규제 리스크를 꼽았어요.
실적은 좋아졌고 전망치도 올라갔지만, 정작 주가와 목표주가는 반대로 움직인 한 분기였던 셈이에요.

정리하면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목표주가가 오히려 낮아진 건, 시장이 AI·우주 기업에 매기는 몸값 눈높이 자체를 낮추고 있다는 신호예요. 성장은 계속돼도 그 성장에 얼마를 쳐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걸 보여준 분기였어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 EBITDA —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영업이익을 말해요. 회사가 본업으로 실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라, 회계상 비용 처리 방식이 다른 기업끼리 비교할 때 자주 쓰여요.
- 백로그 —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았지만 앞으로 실행하기로 계약이 확정된 미래 매출 규모예요.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고객사와 맺은 장기 계약의 누적 잔액을 가리켜요.
- 네오클라우드 — GPU 같은 AI 연산용 서버를 대량으로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를 말해요. 아마존·구글 같은 기존 대형 클라우드보다 AI 컴퓨팅 임대에 특화돼 있고, 빅테크가 AI 인프라 부족분을 메우려고 이런 업체와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요.
- 키맨 리스크 — 회사의 실적이나 주가가 특정 한 사람(주로 창업자나 최고경영자)의 판단·건강·평판에 크게 좌우되는 위험을 말해요. 그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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